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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다 _ 감상

책 기록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kk.___.eun 2019. 11. 13. 17:32

 

7월달에 구매하여 오늘 드디어 다 읽은 김영하 작가님'여행의 이유'. 읽는데 오래 걸린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내가 요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로 책을 1년에 한두권 읽을까 말까 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요즘이라는 말보다 '평소에' 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지만) 책을 잘 안읽는다. '여행의 이유'를 몇 번 폈는지 정확하게 기억한다. 첫번째로 폈을 때는 거의 절반을 읽었고, 삼일 뒤 두번째로 폈을 때 남은 부분의 절반을 읽었고, 두달 쯤 뒤에 한두장 문장 정도 읽었다가, 오늘 이 책을 다 읽어버리자는 생각이 들어서 앉은 자리에서 남은 페이지를 다 읽어내렸다. 

나는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하고,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내 생각을 명확하게 말하기를 어려워했다. 막연하게 재미있으니까, 자유로운 기분이 들어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와 같은 다소 두루뭉술한 대답만을 내놓았다.

김영하 작가님은 여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간결한 표현들로 이 책에 담아내셨다. 책을 읽으면서 김영하 작가님의 표현에 기대어 내가 '여행'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 여행을 가면 왜 자유로운 기분이 드는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게 왜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전보다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나는 일상 속에서 꾸준히 나를 괴롭히는 혹은 불편한 마음이 들게 하는 것들에서 벗어나 잠깐이라도 현실과 유리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여행에서 자유로운 기분을 느낀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면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가 아니라 지금의 나와는 상관없는 전혀 다른 내가 된 거 같아서 여행에서 행복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충분한 안정이 담보되지 않으면 생활도 유랑처럼 느껴진다.'라는 구절이 있다. 요즘 내 상황을 대변하는 문장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당장 1년 뒤, 2년 뒤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 지 모르겠고 이미 정착한 다른 친구들을 보며 조급함을 느끼는 요즘 손에 잡히지 않는 불안함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데, 아마도 내가 지금의 생활을 유랑처럼 느끼기 때문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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