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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갈대지 본문
사람은 항상 말조심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오늘 그 말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며칠 전 엄마아빠 앞에서 '가을엔 갈대지'라는 말을 했었는데, 엄마아빠는 그 말을 갈대를 보러 가고 싶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셔서 나를 위한 일요일 계획을 짜놓으셨다. 어제 늦잠을 못잤으니 오늘은 거하게 늦잠을 자려던 나의 소중한 계획은, 엄마아빠의 들뜬 표정에 그냥 계획으로만 머물러 있게 되었다.
지난 태풍에 허리가 부러진 나무들이 많이 보였고 갈대들도 많이 쓰러져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나 멋있는 무등산 장불재. 내 기억이 맞다면 중학교 때 와보고 처음 와보는 거니 거의 10년 만에 왔다. 예전엔 다람쥐 같이 산을 정말 잘 탔었는데, 살다보니 체력0 근력0인 몸이 되어버려서 엄청 헉헉거리면서 올라갔다. 산 올라가는 내내 힘들어서 짜증을 쭝얼쭝얼 냈더니, 엄마아빠가 입으론 꽁알꽁알 거리면서 그래도 기어이 따라 올라온다고 나를 꽁알이라고 불렀다. 산길 중간에 혼자 내려갈 수 없어서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간건데ㅠ___ㅠ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 김밥도 먹고, 식후땡으로 커피도 한잔씩 마시고, 기념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녔다. 사진 찍을 때 갑자기 구름이 많아져 파란 하늘과 같이 못찍은게 아쉬웠다.
나는 안다. 엄마아빠랑 등산 다녀올 때마다 온갖 짜증은 다고 힘든 척은 다하고 다음엔 절대 안따라가고 집에 붙어있을 거라고 말하지만, 정신차려보면 또 산을 오르고 있을 거란걸. 제발 엄마아빠가 나 산에 데려가는거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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